이대섭 기자
국힘 '찬탄파 단일화' 최종 무산 김앤장' 결승전 가나
국민의힘이 22일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19일 찬탄(탄핵 찬성)파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조경태 후보의 단일화가 무산됐다. 후보들은 이날 마지막 TV 토론에선 찬탄, 반탄(탄핵 반대) 후보끼리 선명성 경쟁을 벌였다.
'압도적 1강(强)'이 없는 판세상 결선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지지세를 보인 당권 주자는 없다. 더욱이 정치성향과 무관하게 무작위로 돌리는 일반 여론조사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無黨)층을 포괄한 데이터값임도 고려해야 한다.
당 안팎에선 당원투표가 80%나 반영되는 전당대회 특성상 반탄(탄핵 반대)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강성 당심(黨心)은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당론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쪽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구도를 뒤집을 유일한 카드로 거론된 것이 '찬탄파'의 연대, 즉 안철수·조경태 후보의 단일화였다.
하지만 본투표 직전 단일화 데드라인인 19일까지 안 후보가 협상을 거부하면서 이른바 '혁신후보 단일화'는 불발에 그쳤다.
안 후보는 전날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당대표 후보는 결선투표가 있다. 이 상태에서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후보들끼리 자체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유권자 선택을 통해 '자동 단일화'가 된다는 논리다.반면, 조 후보는 예비경선(컷오프) 전부터 안 후보에게 선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해왔다.
당내 소수파인 찬탄파의 승률을 올리려면 선택지를 하나로 좁혀야 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윤 어게인(Yoon Again)'에 가까운 반탄파가 당권을 쥐고 득세하게 되면,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조 후보는 지난 18일에도 "(단일화) 방식이나 절차는 안 후보에게 일임하겠다. 20일 투표가 시작되니 오늘 자정까지 결론이 나야 한다"며 안 후보를 압박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가세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6일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버림받는다. 상식적인 후보들의 연대와 희생이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며 안·조 후보 단일화를 공개 촉구했다.그럼에도 안 후보는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앞선 경험에 의한 '단일화 트라우마'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지난 11일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서 조우한 한 전 대표가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했을 때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후보가) 늘 단일화에 나섰다가 피해만 봤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요지부동인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당내에선 반탄 후보들이 나란히 결선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쇄신보다는 통합을, 반성보다는 대여투쟁을 내건 김·장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등을 강조해온 안·조 후보보다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포섭하기 유리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반탄파 후보들은 전당대회 막바지로 오면서 차별화를 강조하며 선명성 경쟁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정권과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고, 장동혁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젊은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복안이 무엇이냐”고 묻는 등 이른바 세대교체론을 내세우며 맞섰다.
국민의힘은 20일부터 이틀간 선거인단 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22일 최종 당대표를 뽑는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거쳐 26일 최종 당대표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