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인천판 도가니 사건 ‘충격’ “방·소파에서” 19명 성폭행…
인천 강화군의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에서 성범죄가 발생해 군이 사건 조사를 벌인 가운데 이에 대한 보고서가 뒤늦게 공개됐다. 여기에는 여성 장애인 19명에 대한 원장 A씨의 자세한 범행 정황이 담겨 보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중앙일보는 18일 한 대학 연구팀이 지방자치단체 의뢰로 진행한 피해 조사 내용을 보도하면서 해당 내용이 모두 사실일 경우 9명의 성적 피해자가 나온 이른바 ‘도가니 사건’을 뛰어넘어 국내 장애인 시설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 중 최다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천 강화군 장애인 거주시설(색동원) 입소자 심층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9월 기준 해당 시설에 입소해 있던 여성 장애인 전원이 시설장 A씨로부터 성폭행 등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는 입소자 17명과 퇴소자 2명 등 총 19명이 참여했고 전원 30~60대 여성 장애인이었다.
피해 장애인은 모두 여성이며 이 중 13명은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다. 적게는 5년에서 최대 16년까지 시설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A씨를 “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의지하고 있었지만 A씨는 이들에게 자신의 옷을 벗고 성기를 보여주는 등 범행을 일삼았고 피해자들은 “아빠가 바지 속에 손을 넣었다”고 당시 상황을 알렸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3월 신고를 접수한 뒤 같은 해 9월 해당 시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그런데 발달장애인들로부터 피해 진술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자 ‘도가니 사건’의 피해 사실을 규명한 바 있는 장애인단체와 성폭력상담소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전문 기관 조사 필요성을 제기해 군이 지난해 12월 대학 연구팀에 조사를 의뢰했다.

피해 사실이 적힌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작성됐으나 조사를 의뢰한 군이 내용을 전면 비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피해 규모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공지영 작가의 책 ‘도가니’의 모티프가 된 광주 인화학교 성범죄 사건(9명 피해)보다 규모가 큰 ‘인천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린다.
경찰 조사를 통해 입소자들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내 장애인 시설에서 일어난 성범죄 사건 중 중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현재 경찰은 원장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입건하고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보고서를 참고 자료로 활용해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