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국힘 탄식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진작 털었더라면" “무죄 될 의혹 방어하다 정권 잃어"
대통령(V1) 위에 군림한다는 의미로 'VO'(브이제로)로 불린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 구형량(징역 15년)에 한참 모자란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것은 김 여사의 3개 혐의 가운데 2개를 법원이 무죄로 판단하면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시세조종 세력들과 공모관계에 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여론조사 무상 수수 의혹 등으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열린 1심 재판에서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은 “사익으로 국정을 망친 죗값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반발했다.
민중기 특검팀이 기소한 대다수 혐의가 무죄가 되자 여당 강경 지지자들은 “사법부가 썩었다”며 사법 개혁을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혐의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은 윤석열 정부 내내 논란이 됐다. 이 의혹은 2020년 4월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이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이성윤 검사장(현 민주당 의원) 등이 이끌던 서울중앙지검은 19개월간의 수사 끝에 관련자들을 기소했는데 여기에 김 여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엔 야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2024년 7월 현직 대통령 부인으론 첫 검찰 소환 조사가 이뤄졌고, 같은 해 10월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비공개로 이뤄진 조사 방식 등을 놓고 검찰 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거대 야당이던 민주당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안을 세 차례나 통과시켰고, 윤 전 대통령은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당시 여권 내에서도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며 특검에 동조하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안의 국회 재표결을 1주일 앞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자금이나 주식이 시세조종에 동원될 수 있음을 알고도 용인했다”면서도 “공동정범으로서 범행을 실행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여론조사 비용에 상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대가로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공천을 받은 게 아닌가 의심이 가지만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