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이혜훈, ‘갑질·부정청약·땅투기’의혹 청문회 개최도 못하고 파행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9일 안건 상정도 하지 못하고 파행했다. 보수정당 출신으로 보좌진 갑질 및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 등에 휘말린 이 후보자를 두고 여야가 청문회가 아닌 의사진행발언만 거듭한 것이다.
결국 이 후보자는 청문회 증인석에 서지 못했다. 정상적인 청문회가 진행되지 못했지만 인사청문회법상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달 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이날 재경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열기로 합의한 이 후보자 청문회는 논란 끝에 개최되지 못했다. 사회권을 지닌 임 위원장이 여야 간사 간 일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청문회 개최 안건을 이날 재경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 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어떻게 후보자가 (자신을) 검증하겠다는 국회의원을 고발하겠다고 하나”라며 “청문회를 열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 후보자 출석 없이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청문회 진행 필요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비망록 의혹을 제기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을 상대로 고발을 시사하고 재경위에 자료를 부실 제출했다며 개최에 반대했다.
야당은 자료 제출 부실을 지적하며 청문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여야는 15일 오후 5시까지 자료가 충실하게 안 오면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며 “그런데 제출된 답변은 전체 15%에 불과했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여야 간 대치가 계속되자 오전 11시20분쯤 여야 간사에 청문회 개최 여부에 대한 추가 협의를 주문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
여야 간사는 20일 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당이 이 후보자 측에 20일 오전 10시까지 자료를 제출하고 미비한 내용은 박수영 의원에게 직접 설명하게 했지만, 야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도 자료가 들어오지 않았고, 자료가 와도 분석과 질의 자료를 만들기까지 최소 이틀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상 오는 21일까지 이 후보자 청문회를 열 수 있으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장동혁 대표의 단식 투쟁에 힘을 싣겠다며 이번주 모든 상임위원회 일정을 순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료가 들어오면 분석하고 질의를 만들기 위해 최소 이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밤 기자와 통화에서 “내일(20일)에라도 청문회를 하자고 (국민의힘 측에)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 특별한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야당이 자료 제출 미비 등을 명분으로 청문회를 무산시키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출신인 이 후보자의 통합 인선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이 대통령의 임명 강행 부담을 키우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이 향후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요청하고 이를 받지 못해도 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청와대는 국회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향후 조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청와대 차원에선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고 준비한 건 없다”며 “오늘이 지나야 다음 스텝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