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반청 “문건은 밀약 증거, ‘답정너’ 합당”…“밀약 증거” 정청래 추궁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을 흡수하고 조국혁신당 측 인사를 지도부에 앉힌다는 내용의 ‘합당 문건’이 민주당에서 작성됐던 것으로 6일 알려지며 민주당 내홍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합당 반대 측은 ‘밀약설’의 증거로 규정하고 정청래 대표를 추궁했다. 정 대표는 보고받은 바 없는 문건이라며 유출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정 대표가 의원 간담회 등을 통해 원내 설득전에 나섰지만 수습이 안 되는 형국이다.
당 지도부는 이날 공개석상에서 친청과 반청으로 나뉘어 정면충돌했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도 신문을 보고 알았고 최고위원 어느 누구도 이런 내용에 대해서 알거나 보고받지 못한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사무처가 지난달 27일경 작성한 ‘합당 문건’에 대해 몰랐다는 것.
반청 성향인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번 합당 제안이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은 ‘답정너’ 합당이었다는 정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27일 또는 다음 달 3일 합당 신고’를 전제로 6일까지 사전협상을 하고 5월 8일 공천 절차를 마치는 합당 로드맵이 담긴 문건을 미리 작성한 것에 대해 “토론 등 모든 절차는 요식행위”라고 했다. 또 문건에 통합지도부 내 조국혁신당 측 지명직 최고위원 배분 비율과 탈당 및 징계 경력자의 복권 방안이 담긴 것을 거론하며 “밀실에서나 가능한 합의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조국혁신당에 특정 광역단체장 공천 안배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 과정과 협의 조건까지 다 밝혀야 한다”며 “문건이 사실이라면 합당 밀약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에선 “선 합당 결론, 후 의견 수렴. 당원 주권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건태 의원), “알맹이 없는 합당 제안을 철회하라”(윤준병 의원), “(정 대표가) 보고받았을 거라 확신한다. 지금은 결단할 때”(박홍근 의원), “실망을 넘어 신뢰의 균열로 다가오고 있다”(한준호 의원) 등 합당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이재명계 외곽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논평에서 “당의 진로와 정체성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을 놓고, 이미 결론을 정해 둔 채 당원들에게는 사후적인 동의만을 요구하려 했다”며 “당원을 민주적 의사결정의 주체가 아닌 거수기로 전락시키려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문건에 대해 “저도 신문을 보고 알았다”며 조승래 사무총장에게 문건 유출 경위 조사를 지시했다. 그는 “정식 회의에 보고되지도 논의되지도 실행되지도 않았던 실무자 작성 문건”이라고 말했다.